들어가며
AI 도구를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매일 아침 똑같은 장면이 반복됩니다. 노트북을 켜고 "AI야, 오늘 메일 좀 요약해줘", "이 일정 정리해줘", "이 이메일 답장 초안 써줘"를 하나씩 다시 시킵니다. 편하긴 한데 어딘가 이상합니다. 마치 직원을 채용해 놓고 온종일 옆에 앉아 할 일을 하나하나 불러 주는 것 같습니다.
진짜 일은 AI가 합니다. 그런데 그 일을 '시키는 일'은 여전히 내가 매번 하고 있습니다. 이게 반복되면, 편리함이 또 하나의 업무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AI에게 매번 '이거 해줘'를 시키는 대신, **정해진 시간에 알아서 출근하고, 지난 일을 기억하고, 끝나면 보고하는 'AI 직원'**을 세팅하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왜 이 방식이 필요한지, 협업 툴과 뭐가 다른지, 어디서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지도 함께 다룹니다. 설치·세팅 절차는 영상과 README에 담아 두고, 여기서는 먼저 '왜'와 '무엇'부터 짚습니다.
왜 우리는 매번 '이거 해줘'를 반복할까
이유는 도구의 성격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많이 쓰는 AI 도구들, 이를테면 클로드코드나 코덱스 같은 것들은 기본적으로 '내가 앉아서 운전하는' 프로젝트 협업 도구입니다. 아주 강력하지만, 내가 창을 열고 지시해야 움직입니다. 내가 손을 떼면 멈춥니다.
그래서 이걸로 '24시간 알아서 일하는 비서'를 만들려고 하면 설정할 게 많아집니다. 도구의 태생이 '옆에서 같이 작업하는 것'이지, '혼자 출근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목받는 Hermes 같은 도구는 여기서 출발점이 다릅니다. Hermes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인데, 만든 곳(Nous Research)이 공식 문서에서 아예 이렇게 선을 긋습니다. "이건 IDE에 묶인 코딩 보조 도구가 아니다. 오래 돌릴수록 더 유능해지는 자율 에이전트다. 노트북에 묶여 있지 않다. 텔레그램으로 말을 걸면, 내가 직접 접속조차 안 하는 클라우드 서버에서 일한다." 즉 처음부터 '맡겨 두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층입니다.
이 차이를 표로 보면 명확합니다.
| 구분 | 프로젝트 협업 툴 (클로드코드·코덱스 등) | 상주 직원 레이어 (Hermes) |
|---|---|---|
| 기본 포지션 | 내가 열고 앉아서 운전하는 세션 | 켜 두고 맡기는 24시간 직원 |
| 실행 계기 | 내가 열 때만 움직임 | 정해진 시간에 알아서 움직임 |
| 기억 | 세션이 끝나면 대부분 잊음 | 세션을 넘어 계속 기억 |
| 결과 전달 | 화면에서 즉석 확인 | 채널로 알아서 보고·첨부 |
| 확장 | 혼자 쓰는 단일 창 | 역할을 나눈 팀으로 확장 |
둘 중 뭐가 더 좋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용도가 다릅니다. 내가 직접 붙어서 코드나 문서를 만들 땐 협업 툴이 낫고, 매일 반복되는 브리핑·리서치·점검을 맡길 땐 직원 레이어가 맞습니다.
💡 헷갈리기 쉬운 지점입니다. "AI가 알아서 일한다"는 말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내가 여는 동안 일을 계속 밀어주는 것(협업 툴), 다른 하나는 내가 없어도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일하고 보고하는 것(직원 레이어). 이 글이 다루는 건 두 번째입니다.
AI 직원의 4대 조건
그렇다면 'AI 직원'은 어떻게 만들까요?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사람 직원을 새로 뽑았을 때 필요한 것들을 그대로 옮기면 됩니다. 사람 직원에게는 이름과 역할(정체성)이 있고, 업무 맥락을 기억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며, 끝나면 보고합니다. AI 직원도 똑같이 네 가지 조건을 갖추면 됩니다.
| 조건 | 사람 직원이라면 | AI 직원(Hermes)의 장치 |
|---|---|---|
| 출근(스케줄) | 정해진 시간에 출근 | 스케줄 기능이 정해진 시간에 깨움 |
| 기억 | 업무 맥락을 기억 | 지속 메모리 + 지난 대화 검색 |
| 보고 | 채널로 결과 보고 | 텔레그램·슬랙 등으로 자동 보고 |
| 역할분담 | 직무별로 팀 구성 | 여러 직원을 프로필로 분리 |
이 네 가지가 협업 툴에는 약하거나 없는 부분입니다. 협업 툴은 내가 열 때만 켜지고, 세션이 끝나면 기억이 대부분 사라지고, 결과는 화면 안에서만 봅니다. AI 직원 레이어는 이 네 가지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Hermes의 경우, '출근'은 스케줄 기능이 담당합니다. 백그라운드에서 도구가 상주하며 대략 1분에 한 번씩 "지금 할 일이 있나?"를 확인하고, 예약된 시간이 되면 알아서 새 작업을 시작합니다. '기억'은 두 개의 메모 파일로 관리됩니다. 하나는 나에 대한 정보(선호, 맥락), 하나는 업무 기억인데, 흥미롭게도 이 메모에는 정해진 크기 한도가 있습니다. 사람의 단기 기억처럼 무한정 늘어나지 않게 설계된 거죠. '보고'는 메시징 기능이 맡아, 게이트웨이 하나로 텔레그램·슬랙 등 20개 이상의 채널에 연결됩니다.
실제로 어떻게 세팅하나
한 명의 AI 직원부터
처음부터 회사 전체를 맡기지 마세요. 사람 신입도 첫날 모든 걸 맡기지 않듯이, AI 직원도 작은 일 하나부터 시작합니다.
먼저 정체성을 줍니다. "너는 우리 팀의 아침 브리핑을 담당하는 비서야"처럼 역할과 말투, 지켜야 할 원칙을 문서 한 장에 적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초안조차 AI에게 부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역할의 비서 소개 문서를 만들어줘"라고 하면 초안을 잡아 줍니다. 예를 들어 '자비스'라는 이름의 브리핑 담당 비서를 만든다고 해봅시다.
다음은 업무 시간입니다. "평일 아침 10시에 출근해"라고 말로 설명하면, 스케줄이 자동으로 잡힙니다. 그리고 그 시간에 할 일을 매뉴얼로 정해 둡니다. "메일함에서 답장이 필요한 것 3건, 오늘 일정, 볼 만한 업계 소식 3개를 정리해서 보고해." 마지막으로 보고 채널을 지정합니다. "결과는 슬랙 #sales 방에 올려."
이렇게 세팅하고 나면, 다음 날 아침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슬랙에 브리핑이 먼저 도착해 있습니다. '이거 해줘'를 말할 필요가 사라진 겁니다.
💡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드는 디테일 하나. 잘 만든 AI 직원은 "파일 만들었어요, 경로는 어디예요"라고 말하는 대신, 완성된 PDF를 슬랙에 파일 첨부로 직접 올려 줍니다. 고객이나 동료 앞에서 이걸 보여주면 체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결과물이 손에 잡히는' 순간이니까요.
한 명으로 부족하면, 팀으로
한 명의 AI 직원에게 일을 몰아주다 보면 곧 한계가 옵니다. 일이 조금만 많아져도 역할이 섞이고, 이것저것 다 시키니 결과물의 품질이 떨어집니다. 사람이라면 이때 두 번째 직원을 뽑겠죠. AI 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Hermes에서는 이걸 '프로필'로 해결합니다. 프로필은 쉽게 말해 독립된 AI 직원 한 명입니다. 각자 자기만의 정체성, 기억, 업무 매뉴얼, 보고 채널을 따로 갖습니다. 그래서 직무를 나눈 작은 조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 자비스 — 총괄. 사람과 소통하고, 일을 나눠 주고, 취합해서 최종 보고
- 뉴턴 — 리서치·팩트체크 담당. 근거를 모아 리서치 채널에 정리
- 헤밍웨이 — 콘텐츠·글쓰기 담당. 리서치를 받아 초안으로
작은 회사의 '리서치 → 글쓰기' 라인이 그대로 재현됩니다. 리서치 담당이 근거를 모아 오면, 콘텐츠 담당이 초안으로 바꾸고, 총괄이 취합해 대표에게만 최종 보고합니다. 사람은 매 단계를 붙잡고 있을 필요 없이, 최종 결과와 중요한 판단 지점에서만 개입하면 됩니다.
물론 여기엔 솔직한 단서가 붙습니다. 이 모든 게 혼자 직접 작업하는 용도라면 굳이 필요 없습니다. 내가 붙어서 문서를 만들고 코드를 짜는 일이라면 협업 툴 하나로 충분합니다. AI 직원·팀 레이어는 "내가 없어도 굴러가야 하는 반복 업무"가 쌓였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맡기기 전에, 안전장치부터 정하세요
매일 알아서 일하는 AI 직원은 매력적인 만큼 위험합니다. 사람이 매번 검토하던 단계를 자연히 덜 거치게 되고, 실수로 한 번 잘못 보내면 회수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개발자일수록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서 멈출지 먼저 정해둬야 합니다.
첫째, 문을 기본적으로 닫아 둡니다. Hermes는 기본 설정이 '허가된 사람 외에는 전부 차단'입니다. 공식 문서 표현대로, 터미널까지 다룰 수 있는 봇에게는 이게 안전한 기본값입니다. 누가 말을 건다고 아무나 응답하지 않도록, 허용 목록을 먼저 정해 두세요.
둘째, '프로필 분리'는 '격리'가 아닙니다. 이건 특히 중요합니다. 직원을 여러 명으로 나눠도, 그들이 접근하는 파일 권한 자체가 나뉘는 건 아닙니다. 공식 문서도 "프로필은 에이전트를 샌드박스에 가두지 않는다. 내 계정과 동일한 파일 접근 권한을 그대로 가진다"고 분명히 합니다. 역할은 나뉘어도 권한은 공유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셋째, 되돌릴 수 없는 일은 사람이 확정합니다. 외부로 메일을 보내거나, 파일을 삭제하거나, 결제를 하는 것 같은 작업은 자동 실행에 맡기지 않고 승인 단계를 끼워 둡니다. 예를 들어 시장 분석은 AI가 하되, 실제 매매나 발송 버튼은 사람이 누릅니다. AI가 막히거나 애매한 상황을 만나면, 자기 판단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사람에게 "확인이 필요합니다"라고 올리도록 규칙을 정해 둡니다.
| 정해둘 것 | 왜 필요한가 |
|---|---|
| 기본은 '전면 차단' + 허용 목록 | 터미널을 다루는 봇에 아무나 접근하면 사고가 납니다 |
| 프로필 분리 ≠ 권한 격리 | 역할은 나뉘어도 파일 권한은 공유됩니다 |
| 발송·삭제·결제는 사람 승인 | 되돌릴 수 없는 행동은 자동화에 맡기지 않습니다 |
| 막히면 멈추고 사람에게 | AI가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보다 낫습니다 |
참고로 Hermes 같은 도구는 업데이트가 빠릅니다. 세부 설정 이름이나 기능은 버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값은 항상 공식 문서에서 확인하는 걸 권합니다.
왜 이게 비개발자에게 중요한가
예전에는 '직원처럼 알아서 일하는 시스템'은 사람을 더 뽑거나, 개발팀을 두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제는 문서 몇 장과 자연어 지시만으로 1인 사업자도 자기만의 AI 직원을, 나아가 작은 AI 팀을 꾸릴 수 있습니다.
이게 T2D Network가 보는 방향입니다. AI 자동화를 소수의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 업무에 맞게 짜서 쓰는 도구로 넓히는 것. 중요한 건 더 좋은 프롬프트를 외우는 게 아니라, _내 반복 업무를 어떤 직원에게 어떤 방식으로 맡길지 스스로 정해보는 것_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AI 직원이 부지런히 일하되, 무엇을 내보내고 무엇을 멈출지는 사람이 정합니다. 이 자리를 지키는 한, AI 직원은 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나를 확장하는 팀이 됩니다.
🎯 오늘의 액션: 이번 주에 AI에게 두 번 이상 똑같이 시킨 일이 있나요? 그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매일 아침 이걸 알아서 해서 나한테 보고해"로 바꿀 수 있다면, 그게 당신의 첫 번째 AI 직원의 업무입니다. 딱 하나부터, '보고까지만' 시켜 보세요.
영상으로 직접 따라 해보기
이 글이 '왜'와 '무엇'을 다뤘다면, 실제로 AI 직원 한 명을 온보딩하고 팀으로 확장하는 전체 실습 과정은 아래 영상과 상세 가이드에 단계별로 담겨 있습니다. 설치부터 출근 스케줄, 보고 채널 연결, 팀 구성까지 그대로 따라 하실 수 있어요.
- 영상: AI 직원 만들기 — 출근하고 보고하는 나만의 AI 비서
- 영상: 멀티프로필 AI 팀 — 역할을 나눈 작은 AI 조직 만들기
- 상세 가이드(README): Hermes AI 직원 세팅 가이드
- 상세 가이드(README): Hermes 멀티프로필 팀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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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및 출처
| 자료 | 링크 | 확인 내용 |
|---|---|---|
| Hermes 공식 문서 (소개) | hermes-agent.nousresearch.com/docs | "IDE에 묶인 코딩 보조가 아니다", 노트북에 묶이지 않음 |
| Hermes 메모리 문서 | .../features/memory | 지속 메모리, 크기 한도, 세션 시작 시 1회 주입, 자동 저장 |
| Hermes 크론(스케줄) 문서 | .../features/cron | 60초 주기 확인, 격리 세션 실행, 비용 안전(fail-closed) |
| Hermes 메시징 문서 | .../messaging | 20+ 채널, 기본 '전면 차단' 허용 목록, 서비스 상주 |
| Hermes 프로필 문서 | .../profiles | 독립 프로필, 프로필≠샌드박스, 봇 토큰 분리 |
| Hermes GitHub | github.com/NousResearch/hermes-agent | 오픈소스 리포지토리 |
